『The Productivity Paradox of Information Technology』

정보기술 투자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통계에서는 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분석한 연구. 저자는 1970년대 이후 컴퓨팅 파워와 기업의 정보기술 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음에도, 서비스 산업과 사무직에서 생산성이 증가하지 않는 현상을 문제로 다뤘다. 로버트 솔로우(Rovert Solow)는 "우리는 컴퓨터를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생산성 통계에서는 볼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기술이 확산되었음에도 생산성 지표가 개선되지 않는 '생산성 역설’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네 가지 가설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측정 오류다. 전통적인 생산성 통계는 수량과 가격 중심적이기 때문에 정보기술이 창출하는 무형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TM 도입으로 은행 서비스의 편의성과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지만, 통계는 거래 건수만 집계하기 때문에 품질 개선이 생산성 증가로 포착되지 않는다. 또한 제품 다양성 증가, 개인화, 속도 개선, 응답성 향상 같은 요소도 생산성 지표에 반영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시차 효과다. 정보기술은 단순한 장비가 아니라 조직 전체를 재구성해야 효과가 나타나는 범용기술이다. 저자는 과거 전기 도입 사례를 들어, 공장 설계가 전기 모터에 맞게 재구성되기 전까지 생산성 향상이 지연되었던 역사적 경험을 언급한다. 즉, 단기 통계만으로는 정보기술의 장기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재분배 가설이다. 정보기술이 총 생산을 늘리기보다 기업 간 경쟁 우위를 재편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정보 우위나 전략적 시스템은 특정 기업의 이익을 증가시킬 수는 있지만, 산업 전체의 산출을 증가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거시적 생산성 통계에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네 번째는 오남용이다. 정보기술의 가치를 정량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은 정보기술에 과잉 투자하거나, 기존의 비효율적 프로세스를 그대로 둔 채 새로운 기술만 덧붙일 수 있다. 적절한 조직 재편 없이 도입된 정보기술은 유의미한 생산성 향상을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시차효과와 오남용으로 인해 생산성 증가를 확인할 수 없을 것일지도. 인공지능이 생산성을 높이려면 인프라 구축을 선행해야 하고, 『Towards a Science of AI Agent Reliability』에서 지적한대로 신뢰성을 보장해야 한다. 실제 기술 발전과는 별개로, 이 과정에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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