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우고등학교 시국선언

2016년 11월 10일 이우고등학교 학생 182명으로 구성된 '이우고등학교 공동선언단’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한 사건이다.

전문

<내가 이러려고 공부했나… 자괴감 들어…>

매번 "공부해라"라는 말을 듣는 고등학생이지만. 그 이전에 우리는 엄연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곧 나아 갈 이 사회의 비참한 면모를 마주한 이상, 더는 현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배웠다. 민주주의란, 국민이 국가의 주권을 가지고 스스로 그 권력을 행사 하는 정치제도이다. 우리는 과거 독재 정권에 의해 민주주의가 탄압 받을 때에도 피의 항거로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허나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박근혜 정부는 지금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가? 박근혜 정권 아래 국민과 대담하는 연설문부터 국가기밀까지 최순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한 나라의 수장인 대통령은 '최순실’이라는 한 측근의 뜻에 따라 국가를 운영하고 있었고, 최순실은 대통령을 꼭두각시 삼아 '우리’나라를 주무르고 있었다. 이러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주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의 근본법인 헌법을 배웠다. 헌법에서는 모든 인간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중 받아야 한다는 인간 존업권과 사회생활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평등권을 보장한다. 그러나 권력을 손에 쥔 부모를 만나면 공정한 경쟁 없이 특해를 받으며 세상을 살아갈 수 있었고. 소위 꽃보직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보면서 “내가 이런 꼴을 보려고 공부했나”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배운 것과는 정반대로 껍데기뿐인 민주주의, 불평등한 사회 속에서 살게 된다. 이 속에서 찾아오는 비참함, 괴리감, 후회와 한탄 등 우리가 겪었던 이 모든 것들을 지속하고 싶지 않고, 동생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이대로 넘길 수 없으며, 우리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낼 것이다.

우리는 오늘 이곳에서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처와 후속처리, 한일 위안부 협상, 국정화 교과서 논의 등 중대한 결정이 필요한 사안에서 국민의 의견은 무시한 채 일방적인 국정운영을 단행하였고, 헌법이 선언한 민주주의를 파괴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퇴진하라.

하나. 현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사건과 연관된 많은 비선실세들과 기업들에 대한 외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통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그 모든 책임자들을 즉각 처벌하라.

하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많은 청소년들이 배움과 현실에 대한 괴리와 사회적 박탈감을 느꼈다. 대한민국 정부는 우리 사회가 청년들이 배움을 실현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각성하라.

우리는 한 사회를 살아가는 한 주체로서 국민의 주권과 민주주의의 기반이 위태로운 이 시국에 침묵하고 있을 수 없다. 4.19혁명. 5.18민주화 운동. 6월 민주항쟁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중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늘 학생들이 있었다. 과거 그들이 항상 행동하고 연대하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듯이 바로 지금이 다시 한 번 청소년들이 움직여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우리는, 우리가 마주할 새로운 사회를 정의롭고 평등하게 만들기 위해 배움을 이어나갈 것이며,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더욱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이우고등학교 공동선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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