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신화는 사회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믿음이나 가치, 태도를 의미한다. 어떤 것이 신화라고 할 때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암시가 있다.
신화론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가 『신화론』에서 말하는 신화는 지배 이데올로기의 또 다른 이름이다.
나는 이발소에 있다. 이발사가 『파리 마치』 한 권을 내게 내민다. 책표지 위에 프랑스 군복을 입은 한 흑인 청년이 눈을 들어 펄럭이는 삼색기를 바라보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이 이미지의 의미이다. 그러나 순진하건 아니건 나는 이 이미지가 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 즉 프랑스는 위대한 제국이라는 것, 모든 프랑스의 아들들은 피부색의 구분 없이 그 국기 아래 충심으로 봉사한다는 것, 그리고 식민주의에 대해 비방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른바 압제자들에게 충성하는 이 흑인의 열정보다 더 훌륭한 대답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나는 확정된 기호학적 체계를 앞에 두게 된다. 즉 선행하는 체계로 이미 형성된 하나의 기표가 있다(한 흑인 병사가 프랑스식 거수경례를 한다). 하나의 기의가 있다(여기서는 프랑스적인 특성과 군대적인 특성의 의도적인 혼합이다). 마지막으로 기표를 통한 기의의 현존이 있다.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는 언어를 기호의 체계로 봤다. 기표는 기호의 물질적인 측면이다. 기의는 기표가 가리키는 개념이다. 우리는 의미를 산출하기 위해 기표와 기의의 관계에 의존하지만, 이 관계는 자의적 연결에 불과하다.
바르트는 소쉬르가 정립한 언어학적 체계를 신화적 체계로 확장했다. 위의 인용에 등장하는 『파리 마치』 잡지의 사진에서 기호는 흑인 청년이 프랑스 국기에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이다. 이 언어학적 기호는 2차 의미 작용을 통해 식민지 대중이 프랑스에 충성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알제리 지배는 정당하다는 의미를 생산한다. 바르트는 1차 의미 작용의 이면에 내포된 지배 이데올로기의 유도를 신화라고 말한다. 경례하는 흑인 청년이라는 1차 기호는 프랑스 제국주의를 상징하지 않지만, 2차 기의와 결합하며 프랑스 제국과 알제리 전쟁에 대한 신화를 만들어낸다.
광고,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물은 신화를 이용한다. 대부분의 광고는 대중에게 새로운 신화를 믿게 만들기 보다는, 이미 대중이 마음 속에 안고 있는 신화에 호소한다. 신화 속에 살고 있는 대중은 광고가 보여주는 신화를 통해 의미를 얻고, 또 다시 마음 속의 신화를 재확인하고 재생산한다. 대중문화물은 계급 사회의 갈등을 은폐하고 지배 이데올로기를 실어나르는 매체로서 역할하기 때문에, 계급 지배의 수단이 되곤 한다.
관련문서
이 문서를 인용한 문서
- 철학
- 『교육 프리미엄』
-
능력주의 신화 덕분에 계급재생산이 쉽게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
- 『지능의 기원』
-
다른 사람에게 상상을 공유하는 능력은 인간들 사이에서 공통 신화를 형성한다.
-
- 중립성 신화
-
그런 불가능성을 무시하고 중립성을 절대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중립성이라는 신화를 만들어낸다.
-
과학기술이 중립적이라는 입장도 신화다.
-
- 일본근현대사
-
웃기지도 않은 소리지만 이때 만들어진 현모양처 신화는 지금도 이어짐.
-
- 『건축은 무엇을 했는가』
-
이는 정통성이 없는 군부 정권의 문화 프로젝트인 동시에 국민 국가 형성에 없어서는 안 되는 '신화 만들기’였다.
-
김수근이 조선의 석상을 보며 한국인 건축가라는 자의식을 가지게 되었다는 한국 건축계의 신화 역시 개인의 자각인 동시에 시대의 지배적인 분위기 속에서 일어난 것이다.
-
- 클린코드 신화
-
로버트 마틴(Robert C. Martin)의 『클린 코드』에서 제시하는 원칙을 모두 실천해야 좋은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는 신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