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 FLASH』
'엽기’와 ‘병맛’ 간의 차이를 두자면, 문화연구자 김수환은 2010년대의 병맛 코드를 “낄낄대는 웃음이 어느 한순간 씁쓸한 냉소와 교차되는 곳, 이 세계의 병맛스러움이 우리 존재의 잉여성에 대한 확인과 만나게 되는 그런 장소”라고 논평했다. 즉 세상의 과로가 굴절되어 파괴적 형식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000년대의 엽기코드는 무엇이었을까. 필자는 엽기가 낄낄대는 웃음이 냉소를 발견하기 전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천진난만한 상태라고 판단한다. 엽기는 삶의 정적인 흐름을 고의적으로 깨려는 노력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시기 플래시 애니메이션들은 과격하거나 도발적 행동으로 가득한 주인공을 등장시키고도 그 행동에 대해 자조하거나 우울해하지 않았다. 짧고 스피디한 연출을 통해 캐릭터들은 활력을 표현했고, 관객들은 그것을 2-3분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적극적으로 즐겼다.
이 문서를 인용한 문서
- 철학
- Goodbye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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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태현, 박이선, “R.I.P. FLASH”, 코옵,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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