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헌바67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11조 제1호 중 국내주재 외국의 외교기관 부분 위헌소원』
청구인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은 2000년 2월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옥외집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종로경찰서장은 집회장소가 일본대사관 영사부로부터 근접하여 옥외집회 및 시위의 금지장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집회 금지통고를 했다. 이에 청구인은 처분의 근거가 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11조 제1호’가 위헌이라는 취지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판단
- 집회의 자유는 개인의 인격발현의 요소이자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요소라는 이중적 헌법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우리 헌법질서 내에서 집회의 자유도 다른 모든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일차적으로는 개인의 자기결정과 인격발현에 기여하는 기본권이다. 뿐만 아니라, 집회를 통하여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집단적으로 표명함으로써 여론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근본요소에 속한다.
- 집회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는 것은 단지 ‘평화적’ 또는 ‘비폭력적’ 집회이다. 집회의 자유는 민주국가에서 정신적 대립과 논의의 수단으로서, 평화적 수단을 이용한 의견의 표명은 헌법적으로 보호되지만, 폭력을 사용한 의견의 강요는 헌법적으로 보호되지 않는다. 헌법은 집회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함으로써, 평화적 집회 그 자체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험이나 침해로서 평가되어서는 아니 되며, 개인이 집회의 자유를 집단적으로 행사함으로써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반대중에 대한 불편함이나 법익에 대한 위험은 보호법익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국가와 제3자에 의하여 수인되어야 한다는 것을 헌법 스스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